Artbook | Design
punishment
LIMITED EDITION
작품타입 완제품
2017년 7월 그룹전시를 한 적이 있다.
전시 마지막날은 정말 더웠는데, 작품을 철수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2호선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같이 전시했던 동료 중 한명에게 갑자기 시비조가 석인 카톡이 왔고, 어쩌다 내 사진이 존나 별로라는 말을 들었다. 분하긴 했지만 쓸데없는 곳에 체력과 감정을 낭비하기 싫었고 그래서 맛있는 와인과 함께 속으로 삼키고 배출해 버렸는데, 꽤 시간이 흐른 뒤 부동산 계약서를 찾느라 온 집을 뒤지다 우연히 그룹 전시에 썼던 사진들을 보게 됬고 수치심과 역겨움을 느꼈다. 진짜 내 사진 존나 별로였구나 생각했고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나의 배짱에 감탄했고 사진들이 쳐다보기 싫어졌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도구를 동원해 벌주고 또 벌을 주었는데 그게 오히려 더 좋다는 칭찬을 들어 버렸고.
나는 그게 또 기분이 좋아 이렇게 책으로 만들었다.
작업 초반에는 손과 마음이 가는대로 작업을 했는데, 점점 칭찬을 들으니까 또 어깨가 올라가더라.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그 생각만 하며 작업을 했다. 그때 다시 역겨움을 느꼈다. 이 당시 나 스스로에 대해 자주 생각을 한 것 같다.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 내가 가고싶은 길. 선택과 집중.
그 뒤로는 결과 상관없이 정말 막 작업에 몰두했다. 그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무리 한 기억이 난다.
/책을 만들고 이런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나의 두 번째 책 /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를 아직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무엇이라 말할지 너무나도 궁금해서 그 순간이 올 때마다 겨드랑이가 축축하게 젖고는 합니다. 잘 포장해 주면 부끄럽고 너무 간결하게 말하면 서운한, 딱히 표본이란 것이 없는 소개의 형식은 너무 간지러워서 숨이 막힙니다. 나는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또 자신이 없습니다. 책을 구상하고 처음으로 썼던 글은 너무나도 구구절절해서 지웠고, 책의 뼈대가 만들어졌을 때 썼던 글은 너무 멋부린 듯 간결해 지워버렸습니다. 책이 세상에 나온 지금, 제 몸에선 신열이 나네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왜 이 책을 만들었고 그래야만 했는지. 작업하는 동안 난 무슨 마음과 정신을 가졌었는지. 어리석음인지 비싼 배짱인지.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붙들고 있는지. 신열에 시달리는 지금 모든 게 다 불투명하게 보입니다. 빅터 프랑클은 “산다는 것은 바로 질문을 받는 것”이고 “삶에 책임지고 답변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나의 답변은 약간 당신들의 손에 달려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당신을 울게 만들 거창한 이야기를 나는 해 줄 수 없지만 당신은 나의 배를 채워 줄 수 있습니다. 그게 돈이던 인정이던 욕이던. 천국 지옥 어딜 가도 상관없지만 무연고 사망자가 되고 싶진 않아요.
크기(cm) 및 무게
크기(cm) 및 무게
17x25cm
재료
재료
종이
원산지
원산지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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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ranhan2people 요란한 빈수레 | Gen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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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빈수레는 박재이 그리고 심해지로 구성된 듀오다. 우리는 지난 20년간 입으로만 “꿈”을 남발해온 죄를 덜기 위해 “요란한 빈수레”라는 이름으로 2018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의 유일한 일탈은 박재이 또는 심해지가 아닌 요란한 빈수레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뿐. 우리는 사진을 찍고, 글을 적으며 우리만의 영화도 만든다. 우리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기보다 가끔 쿨하고 자주 찌질하며 항상 기대 이하 혹은 그 언저리를 웃도는 평범한 우리의 모습을 담으려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수수하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길 바란다. 사람들이 세월을 허투루 써온 우리의 고해성사를 함께 들어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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