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매거진 273호의 주제는 ‘Experimental Moving Image’로 실험적인 시각 영상 작업들을 소개한다. 명상 영상(meditative animation)과 같이 감성적이고 아날로그적인 드로잉으로 만든 루프 애니메이션, 평범하고 무난한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만든 스톱모션 영상, 아날로그 매체(예를 들면 인쇄)와 디지털 매체를 아우르는 실험적 비디오 작업, 프로세싱과 같은 코딩을 베이스로 작업한 독특한 모션 그래픽 프로젝트, 코딩과 타이포그래피 모션 작업 등 개념적이고 시각적인 독특한 작업을 하는 4명의 디자이너를 소개한다. 

디자이너의 간단한 인터뷰도 함께 담았다. 각자 자신만의 매체와 방법을 사용하여 개성 있는 작업을 하는 그들이 자신의 작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생각들, 작업을 만들어내기 위한 영감의 재료들, 작업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그 외의 작업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에 관하여 물었다. 또한 그들과 같은 흥미로운 작업을 하고자 하는 우리 독자와 배움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조언도 들어보았다. 

이번 호를 준비하며, 과연 영상 작업을 어떻게 지면에서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 여러 장의 스틸 컷을 나열하는 것이 최선일까.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영상이나 영화도 결국 한 장 한 장의 스틸 이미지가 모여 멋진 시각 결과물로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한 장의 이미지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좋은 영상 작업물이 될 수 없다.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시각 이미지, 그리고 거기에 시간을 더하여 움직이는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디자이너와 연락하며 인터뷰를 제안하고 작업 이미지를 받아보았을 때 이러한 걱정은 사라졌다. 단 한 장의 이미지로도 충분히 멋진 시각적 이미지들이었다. 그래서 작은 스틸 컷을 나열하는 것보다는 한 장의 이미지라도 크게 보여주기로 하였다. 그 안에서 충분히 좋은 시각적 표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움직이는 모습은 더 멋지기에 작업자들의 인스타그램이나 웹 포트폴리오를 통해 꼭 실제 작업을 확인하기를 바란다.